"기후위기 속 제주 제2공항 추진은 모순, 문제 외면 말아달라"
[세계 환경의 날] 환경의 날 맞아 제2공항 반대 목소리
"새로운 공항, 온실가스 배출 가속화에 생물다양성 파괴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그 외 제주도내 일부 환경단체 등이 5일 오후 1시 세계 환경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제2공항 반대 측이 탄소 배출을 가속화시키고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중단하라는 목소리를 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그 외 제주도내 일부 환경단체 등은 5일 오후 1시 세계 환경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먼저 "53회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주제로 제주에서 열리고 있다"며 "하지만 이 수간 세계 환경의 날을 개최하고 있는 이곳 제주에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더욱 심화시킬 제2공항 개발 계획이 강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큰 모순"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미 제주에는 항공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기존 공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이유로 두 번째 공항을 만들겠다고 한다"며 "기후위기가 가장 먼저 찾는 한국의 최남단 섬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가속화할 공항을 새로 짓는 것은 국제사회 노력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항공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경고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협력해 탄소상쇄(CORSIA)와 같은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항공기 증가는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명백한 요소이며, 항공 부문의 성장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외면한 채, 더 많은 항공기를 하늘로 띄우려 하고 있다. 이는 UNEP의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세계 환경의 날이 추구하는 정신과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또한 "제2공항이 초래할 문제는 기후위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항 예정지인 제주 성산읍 일대는 수만 마리의 철새가 찾는 서식지이자 이동 경로다"라며 이 지역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많은 멸종위기종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곳에 공항이 들어서는 것은 국제적으로 보전 가치를 지닌 생물다양성의 파괴로 직결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들은 이어 "기후위기를 대응하자고 모인 이 자리에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개발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이 모순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며 "이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어주길, 힘을 모아주길 호소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