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부지서 '대흥란' 발견 ... 광범위한 서식 가능성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 2급 ... "보기 힘든 식물"
비상도민회의 식생 조사 중 발견 "서식지 보호 애써야"
"제2공항 예정부지, 생태적으로 입지 매우 불합리"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생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가 최근 제2공항 예정부지 내에서 발견한 대흥란. /사진=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멸종위기 식물인 대흥란이 제주 제2공항 부지 주변지역은 물론, 부지 내에서도 발견됐다. 나아가 제2공항 부지 내에서의 광범위한 분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원회는 지난 12일 제2공항 예정부지 내에서 진행한 식생조사 결과 대흥란 서식지 1곳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대흥란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 2급으로, 국내에서는 제주를 비롯해 전라남도와 강원도 삼척, 전라북도, 경상남도 등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특히 꽃이 아름다워 제주에선 과거 무분별한 채취와 도로 건설로 자생지 절반 이상이 파괴되면서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관계자 등도 대흥란은 제주에서 식생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찾아보기 힘든 귀한 식물이라는 점을 전하고 있다. 

이처럼 보기 힘든 식물로 알려진 대흥란은 지난 7월 제2공항 부지 인근에서 서식지가 확인되기도 했다. 비상도민회의 환경조사위가 제2공항 부지에 대한 환경조사를 진행하던 중, 성산읍 신산리 독자봉과 고성리 대수산봉에서 7월23일과 30일 서식을 확인했다. 독자봉은 제2공항 부지의 남서쪽, 대수산봉은 북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엔 제2공항 부지 안에서 서식지가 확인됐다. 

비상도민회의는 "대흥란의 경우 개체수가 들쑥날쑥해 개체군 관리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식물"이라며 "특히 토양의 균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식이 불가능한 개체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소수개체군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서식지 보호에 더욱 애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발견은 예정부지와 주변지역을 포함해 대흥란이 광범위하게 분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특히 중요하게 보전해야 할 다양한 식생이 예정부지 내 포함돼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제2공항 예정부지는 생태적으로 입지가 매우 불합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조사를 거듭할수록 제2공항 예정부지의 생물다양성이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며 "대흥란 발견은 이러한 조사의 일부일 뿐이다. 앞으로 조사가 진행될수록 보전해야 할 종들의 발견은 많아질 것이 자명하다. 제2공항의 입지가 생태적으로 부적합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는 철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어 앞으로 제2공항 예정부지와 주변지역에서의 식생조사 등을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임을 전했다. 

Previous
Previous

환경영향평가 쟁점 ‘조류충돌’…“공신력 있는 검증 필요”

Next
Next

섬이 갈가리 찢겨나가도 신공항을 고집부리는 당신 누구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