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

기자회견문

생명과 평화를 향한 우리의 행진은 멈추지 않습니다!

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을 출발하며

2025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평화를 염원하며 이 길을 다시 나섭니다.

제주 4·3의 고통을 떠올리게 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학살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민중들의 생명과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난민들의 고통과 죽음의 소식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전 세계의 평화를 향한 외침은 더욱 간절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윤석열 정권이 일으킨 12·3 내란을 통해 우리가 딛고 선 이 땅마저 전쟁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군사쿠데타의 망령이 다시금 이 땅을 뒤덮을 수 있었던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연대의 힘으로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정권을 교체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파괴된 구럼비 위에 세워진 제주해군기지는 기동함대사령부로 재편되어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더욱 심화시킬 제주 제2공항은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무시한 채 강행되고 있습니다. 전쟁의 아픔을 품고 있는 송악산․알뜨르가 난개발로 위협받고 있습니다. 노동자는 여전히 거리로, 고공으로 내몰려 있습니다. 구미 한국옵티칼과 서울 세종호텔에서 해고노동자가 목숨을 건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 세상은 달라야 합니다. 전쟁이 없는 사회,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 개발이익을 위해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사회, 생명의 가치를 아로새긴 평등사회를 향한 열망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제주 제2공항은 제주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재앙입니다. 수백년을 이어온 마을 공동체가 쪼개지고, 제주의 자랑인 천혜의 자연환경은 인간의 탐욕 앞에 황폐화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제주를 위협하는 개발과 군사기지화 정책은 결코 ‘평화의 섬’과 양립할 수 없습니다.

제2공항은 제주를 미·중 대결의 전초기지로 전락시키며 평화의 섬 제주를 전쟁의 수렁으로 몰아넣을 것입니다. 우리는 제주가 또다시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도민의 뜻을 무시하고 강행되는 국책사업,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폭거를 반드시 멈춰 세워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다시 행진에 나섭니다.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며,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저지하고, 생명과 평화의 섬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길을 나섭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생명의 가치를 전하며, 전쟁과 폭력에 굴복하지 않는 생명 평화가 정착되기를 다짐합니다. 전쟁과 침략으로 고통받는 민중에게 연대를 전하며, 전 세계에 드리운 전쟁과 억압의 그림자를 우리의 발걸음으로 조금씩 걷어내고자 합니다.

우리는 7월 30일부터 8월 2일까지 나흘간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며 행진을 진행합니다. 오늘 이곳 강정마을을 출발하여 제주시까지 걸어가며 평화를 외칠 것입니다. 오늘 시작되는 평화의 발걸음이 한반도의 평화로, 동북아의 평화로 이어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평화의 발걸음에 함께 해주세요.

평화야 고찌글라!

2025년 7월 30일

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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