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 회의’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운명 가를 방향은?

19일 환경영향평가 항목·범위·방법 등 결정 위한 회의 개최
철새도래지·동굴·숨골 등 현장 본 뒤 오후 6시쯤 본격 진행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평가협의회 위원들. 제주특별자치도는 19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성산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협의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피해지역 주민 대표를 제외한 채 진행하려다 졸속 논란으로 파행을 빚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회가 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19일 현장에서 진행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9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성산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협의회를 개최했다. 지난 회의와 달리 이번 회의에는 피해지역 주민대표도 참여했다.

이날 회의는 맹꽁이 서식지와 숨골 등 현장을 둘러본 뒤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조사 항목과 방법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임에도 현장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따랐다.

기본계획 고시에 따른 제2공항 건설사업 부지가 550만6201㎡(약 166만평)에 달하는 데도 제주도가 1시간 남짓 동안 맹꽁이 서식지와 숨골 정도만 확인하는 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협의회를 성산읍 현장에서 개최하는 의미를 살려 위원들이 주요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위원장은 철새도래지와 동굴, 숨골 등 현장을 추가로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협의회는 제2공항 건설사업의 운명을 가를 환경영향평가 항목과 대상 지역, 조사 방법, 주민 의견수렴 등 내용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다. 

이날 협의회 위원들은 제2공항 예정지가 보이는 대수산봉 정상 전망대를 시작으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온평리 맹꽁이 서식지 및 숨골, 혼인지, 신방굴, 서궁굴 등을 확인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9일 오후 2시 서귀포시 성산읍 국민체육센터에서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협의회를 개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대수산봉에서 제주 제2공항 사업부지를 확인하고 있는 협의회 위원들. ⓒ제주의소리

협의회 위원들은 첫 답사 장소인 대수산봉에 올라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항공기 운항을 위해 오름을 깎아야 하는 문제를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어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는 제2공항 사업부지 내 철새도래지 포함 문제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조류충돌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니 영향 분석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제2공항 일부 부지는 성산~위미 해안 철새도래지에 포함된다. 이곳은 제갈매기, 청둥오리, 민물가마우지 등이 서식한다. 또 2.7km, 3.3km 등 가까운 곳에도 철새도래지가 있다.

협의회 위원들의 현장 답사가 길어지면서 시간에 쫓긴 형식적 회의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제주도가 끝을 정하지 않은 협의를 결정하면서 걱정이 기우가 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결과 제출 마감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데다 위원들을 다시 소집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오늘 무조건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 협의회는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영향평가 조례 제4조에 따라 평가항목과 범위 등을 결정해 평가준비서 제출일로부터 25일 이내에 통보해야 한다. 결정내용은 승인기관 정보통신망과 제주도 환경영향평가사이트( jeju.go.kr/jejuenv/index.htm )를 통해 공개된다.

한편, 제주지방항공청은 제주도가 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 보완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항공수요예측(미래 이용객 재산정 방법론) 보완 요구에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이 아닌 기본설계과정에서 전문기관이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갈등조정협의회 등 주민 수용성 확보 및 의견수렴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제주도와 서귀포시를 포함해 평가대상 지역 읍·리사무소 등에 비치, 공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초안에 대한 공고, 공람, 설명회를 열고 필요시 공청회 개최 계획도 밝혔다.

갈등과 관련해서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시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 운영해 갈등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대수산봉에서 제주 제2공항 사업부지를 확인하고 있는 협의회 위원들. 

하도리 철새도래지에서 질의응답 중인 협의회 위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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