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이 결정한다...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 백지화하라"

제2공항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백지화' 결의대회
"차기정부, 내란.토건 세력이 살려낸 제2공항 백지화하라"

24일 열린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백지화 도민 결의대회. ⓒ헤드라인제주

6월3일 실시되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주 제2공항 반대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정치권에 제2공항 건설사업을 백지화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24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제2공항 백지화 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강재표 신산리장의 대회사를 시작으로 규탄발언과 공연, 정당 연대발언,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강 이장은 "벌써 10년째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사이 마을도 많이 변화했다"며 "10년 전 제2공항 반대를 시작한 6070세대가 7080이 되고, 거동이 불편해 졌음에도 어떻게든 제2공항을 막아야 한다고 이 자리에 모이셨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묻고 싶다. 왜 아무 잘못도 없는 우리 주민들이 10년째 고생해야 하는가"라며 "10년 전 제2공항 건설이 느닷없이 발표됐다. 온평리와 난산리, 수산리 농지 수십만평이 공항부지로 수용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땅을 빼앗기면 보상을 받더라도 주변 땅값이 올라 농지를 구할 수 없다"며 "또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신산과 난산, 수산은 소음 때문에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24일 열린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백지화 도민 결의대회. ⓒ헤드라인제주

강 이장은 "이렇게 주민들의 삶을 파괴하는 결정이 주민들과는 아무런 의논도 없이 이뤄졌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며 "그래서 마을별로 대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연대해 어느덧 10년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대답을 듣고자 하는 질문은 두가지다. 제주도에 정말 두개의 공항이 필요한가, 또 제2공항이 필요하더라도 지금 부지가 타당한 것인가"라며 "지금까지도 우리는 납득할 만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항공권 구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공항이 비좁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항공사들이 돈이 되는 국제선으로 항공편을 돌리기 때문"이라며 "10년째 제주도 관광객은 늘지 않고 있는데 왜 제주공항보다 큰 제2공항이 필요한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강 이장은 "저희 마을에 있는 독자봉에 올라서면 공항 부지가 너른 평지로 얼핏 보면 공항 부지로 적절해 보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장마철 큰 비가 올 때 (공항부지를)둘러보면 물이 콸콸 지하수로 흘러들어가는, 숨골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숨골로 물이 빠진다는 것은 땅속에 물을 받아들이는 동굴이 있다는 것"이라며 "성산은 제주도에서도 비가 가장 많이 오는 곳이다. 숨골들이 없다면 작물들이 다 잠겨서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숨골들을 다 막아버리면 어떻게 되겠나. 비가 올 때마다 물난리가 날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집중호우가 쏟아진다면, 농사는 커녕 사람조차 살기 힘든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이장은 "구좌읍 하도리부터 종달리와 성산읍 오조리, 신산리로 이어지는 제2공항 부지 주변 해안가는 철새 도래지 벨트"라며 "얼마 전 안타까운 무안공항 참사를 보고도 철새가 오가는 곳에 공항을 짓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로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이미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도 인정한 사실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한 것"이라며 "그런데 10년째 갈등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책임한 도지사와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강 이장은 "도지사와 국회의원이 지역 최대 현안인 제2공항 문제에 아무런 입장이 없는 것은 말이 안된다"라며 "지금이라도 오영훈 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은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제2공항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 후보들은 제2공항에 대해 제주도민들의 의견을 묻고 그 의견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약속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며 "그것이 해묵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국민들과 함께 도민결정권을 쟁취하고, 제2공항을 백지화 하는 그 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라며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이어 성산읍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채호진 사무처장은 "성산읍 고성리 우체국 사거리에 가면 10년간 항상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제2공항 반대 피켓을 들고 지금까지 투쟁을 하고 있다"며 "바로 성산읍농민회 회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이런 이야기도 들었다. '저 사람들은 돈을 받고 와서 제2공항에 반대하고 있다'"라며 "어떤 사람이 10년간 그 자리에 서서 피켓을 들고 서 있겠나. 우리 농민들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 처장은 "제2공항 강행은 농민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것이며, 죽음의 나락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우리 농민들은 단호히 제2공항을 거부한다. 제2공항 건설을 당당하게 막아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24일 열린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백지화 도민 결의대회. ⓒ헤드라인제주

24일 열린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백지화 도민 결의대회. ⓒ헤드라인제주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지난해 말 무안국제공항에서 참사가 발생했다. 189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돌아가셨다"라며 "누가 잘못했는가. 엔진에 빨려들어간 새인가, 로컬라이저인가. 바로 국토교통부가 잘못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철새와 숨골 때문에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며 "그런데 윤석열 전 대통령과 원희룡 전 장관이 이 쓰러져가던 사업을 일으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선이 치러지고 새로운 대통령이 나와도 이들(국토부)은 끝까지 발악할 것이다. 토건세력이 살아있는 한 국토부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국토부의 조류충돌 조사나 숨골 조사에서 진실은 하나도 없었다. 전부 말장난이고 속임수"라며 제2공항이 백지화될 때 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헤드라인제주>

24일 열린 제주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백지화 도민 결의대회.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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