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충돌’ 안전성 우려 제주 제2공항 조사범위 300m→2km 확대
제주지방항공청,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평가항목·범위 등의 결정 내용’ 공고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제주지방항공청이 공고한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평가 항목, 범위 등 결정 내용 갈무리. ⓒ제주의소리
‘조류 충돌’에 따른 항공기 안전성이 대두돼 동·식물 조사 범위가 확대되는 등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의 주요 조사 항목이 결정됐다.
최근 제주지방항공청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기후변화영향평가 평가항목·범위 등의 결정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오는 25일까지 의견을 제출받는다.
‘제주도 환경영향평가협의회’가 결정한 평가 항목과 범위 등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다.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사업시행자와 승인기관 모두 제주지방항공청이며,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협의는 제주도가 담당한다. 기후변화영향평가는 환경부 소관이고, 제주도는 환경영향평가 협의 때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본격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시작하기 전에 평가 항목이나 범위, 방법 등을 결정하는 절차다. 협의회는 대기환경, 생태환경, 토지환경, 해양환경, 주민대표(2명)를 비롯해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제주도 환경정책과 등 공직자를 포함해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협의회 심의 결과 동·식물 조사범위 확대가 결정됐다. 기존 0.3km인 평가대상지역이 2km로 확대해 조류 충돌에 대한 위험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며, 자연생태환경분야에 조류는 사업지구 경계로부터 3km, 8km, 13km로 구분해 조사키로 했다.
이미 시민사회 등을 중심으로 제2공항 주변에 수많은 철새가 서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버드 스트라이크’라고 불리는 항공기 조류충돌 사고에 대한 위험성도 경고해 왔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1차 원인도 조류충돌로 파악되고 있다.
조류종과 개체수, 서식지, 휴식지, 이동경로, 이동고도 등 정밀조사를 토대로 항공기 충돌 예측과 분석, 저감대책까지 평가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맹꽁이와 토사유출에 따른 해양 생태계 영향, 법정보호종 영향예측 등도 뒤따라야 한다는 게 협의회의 평가다.
이를 위해 50개 이상 조류 위치추적기로 조류 4종 이상 조사와 곤충류 야간채집, 지역전문가 참여 분류군별 조사, 이동성이 낮은 동물 이주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심의 결과를 덧붙였다.
제주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소음등고선과 노출면적 1안. 제주지방항공청이 공고한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 평가 항목, 범위 등 결정 내용 갈무리. ⓒ제주의소리
제2공항 건설과 항공기 소음에 대한 수중 소음 예측 범위도 3km에서 5km로 확대됐다.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등에 대한 위협 우려로 파악된다.
또 2008년 구좌읍 만장굴, 2019년 제주시 용담동 주택가에 이어 2020년 성산읍 고성리에서 ‘황금박쥐’로 불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붉은박쥐(Myotis formosus)가 발견되는 등 환경영향평가 때 제2공항 소음·진동이 박쥐에 영향을 주는지 등도 조사 기준이 설정된다.
소음등고선과 노출면적은 성산읍 온평리와 신산리 경계선에 맞닿는 1안으로 추진된다. 신산리와 떨어진 2안과 둘다 오름 등 장애물 없이 지하수자원보전지구가 사업 부지내 포함된다. 다만, 1안은 절대보전지역 저촉 없이 항공기 소음 피해 예상 가구수가 적다.
제2공항 예정지 주변 용천수 수량과 수질 조사와 지하수 유동 모델링, 해수 침투, 숨골과 지하수 함량에 대한 연관성 제시, 동굴, 습지 등 안정성 분석도 환경영향평가에서 다뤄진다. 숨골은 사업지구경계 300m 이내 드론과 열화상 등으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협의회는 조사단계에서 시민사회와 지역주민 참여를 보장해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환경영향평가 조사 일부 항목에 지역 전문가 참여가 포함됐다.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내년 8~9월 사이 나올 전망이며, 같은 해 9~10월 사이 설명회 개최가 예정됐다.
2015년 사업 예정부지(성산읍) 발표 이후 10년째 제주 최대 갈등 현안인 제주 제2공항의 운명을 가를 환경영향평가 조사와 결과에 도민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