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은 끝나도 전쟁 위협은 계속”…강정서 다시 시작된 평화대행진

2012년 시작 11번째 발걸음…3박 4일간 강정~안덕~송악산~애월~제주시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 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 대책위원회 등은 30일 오전 8시30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정문 앞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의 시작을 알렸다. ⓒ제주의소리

군사기지와 제2공항 등으로 위협받는 제주를 지키기 위한 ‘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올해도 어김없이 강정마을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 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 대책위원회 등은 30일 오전 8시30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정문 앞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의 시작을 알렸다.

2012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으로 시작돼 2016년부터 제주생명평화대행진으로 확대된 행사는 코로나19 등의 사태 등으로 올해 11번째를 맞았다.

올해 테마는 ▲12.3 불법계엄에 맞선 시민의 저항과 연대의 광장을 잇는 생명과 평화 ▲제주해군기지와 제주제2공항 추진 과정의 기득권 동맹의 폭력에 맞선 민중의 자기결정권 실현 ▲모든 형태의 억압과 차별, 전쟁에 반대하며 전 세계 민중과 연대한다는 것이다.

출발 전 마이크를 잡은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위원장은 “아직도 ‘해군기지 반대’를 외치고 있냐고 하지만, 우리는 전쟁의 위협까지 무릅쓰면서 독재를 꿈꿨던 12.3 사태를 똑똑히 기억한다”며 “전쟁을 계획하는 자가 있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외쳐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기후 위기가 만들어 낸 생태적 위기가 전 지구적으로 높아져만 가고 있는데 여전히 제2공항이라는 경제 개발 논리 망상에 휩싸여 자연을 파헤치고 탄소배출을 늘리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한다”며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지킬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강원보 제주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도 “조작과 부실로 점철된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하던 윤석열 정권이 끝났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에서 제2공항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들의 목소리를 끝까지 외치면 제2공항, 또 군사기지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 “제주의 평화를 반드시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행진을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 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 대책위원회 등은 30일 오전 8시30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정문 앞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의 시작을 알렸다. ⓒ제주의소리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 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 대책위원회 등은 30일 오전 8시30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정문 앞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5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의 시작을 알렸다.ⓒ제주의소리

참가자 일동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참가자들은 “지난해 윤석열 정권이 일으킨 12.3 내란을 통해 우리가 딛고 선 이 땅마저 전쟁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연대의 힘으로 윤석열을 끌어내리고 정권을 교체했지만 평화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파괴된 구럼비 위에 세워진 제주해군기지는 기동함대사령부로 재편돼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며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더욱 심화시킬 제2공항은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무시한 채 강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며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저지하고 생명과 평화의 섬을 지키기 위해 길을 나선다”며 “오늘 시작되는 평화의 발걸음이 한반도의 평화로, 동북아의 평화로 이어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행진은 30일부터 8월2일까지 3박4일간, 강정마을~안덕면~송악산~애월읍~제주시를 거치는 일정으로 치러진다.

첫날은 강정에서 출발해 안덕체육관까지 행군하며, 둘째 날은 송악산을 거치며 제주생명평화기행을 갖고 한림체육관까지 이동한다.

셋째 날은 곽지해수욕장을 들린 뒤 애월체육관까지 걸으며, 마지막 날에는 오후 6시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평화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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