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공식 홈페이지 소개글에 “제2공항 조속 추진 필요”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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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당시 입장 그대로 담은 소개 유지...몰랐다는 제주도, 10일 오후 삭제

제주도청 공식 홈페이지 검색창에서 '제2공항'을 검색했을 때 등장하는 소개글. 현재는 삭제됐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청 공식 홈페이지(누리집)에 등록된 제2공항 소개 글이 사업 추진으로 치우친 내용으로 작성돼 있는 것으로 [제주의소리] 취재로 확인됐다. 담당 부서는 해당 소개 글이 언제 작성됐는지 알 수 없다면서 삭제 조치했다.

도청 누리집에 접속하면 상단부에 검색어를 입력할 수 있는 창이 고정 배치돼 있다. 이곳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한 전용 메뉴, 뉴스, 웹문서, 첨부파일, 멀티미디어, 담당 부서 정보 등이 공개된다.

특히 중요한 사안이나 대표 명사에 대해서는 자세한 소개 글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라산’을 검색하면, 한라산 사진과 함께 상세한 소개와 총면적, 등산코스 같은 정보가 등장한다. 이런 소개 글은 담당 부서가 내용을 작성한다.

제주도청 홈페이지 검색창(노란색) ⓒ제주의소리

한라산으로 검색하면 도청 담당 부서가 작성한 한라산 정보가 제공된다. ⓒ제주의소리

제주도는 10일 오전까지 ‘제2공항’에 대해서도 정보를 제공했는데, 소개 글을 보면 사업 추진에 초점을 맞췄다. 제주도 누리집 제2공항 소개글을 보면 “항공수요 예측 결과 공항이용객이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공항 시설 확충이 필요하며 장래 공항 포화로 인해 증가되는 이용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제주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제2공항 개발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항공수요 예측부터 공항 포화, 성장 동력 논리까지 제2공항 사업 추진에 찬성하는 논리를 사실상 그대로 복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년 제2공항 입지 선정 발표 이후 계속 이어져온 극심한 갈등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항공수요 예측이나 공항 포화는 입지 선정 발표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부적정했다는 분석이 감사원 감사 등으로 나오는 실정이다.

도민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제주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도청 누리집을 찾는 점을 고려할 때, 제2공항 소개 글은 도민사회에 자리한 갈등을 무시하고 제주도가 사업 찬성에 힘을 싣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현재 오영훈 지사를 향해서는 “반대나 찬성이 아닌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 행정에서 제2공항을 강행하려는 부동산 업자나 중앙정부의 개발 논리를 따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공항확충지원과는 “이런 내용으로 적혀있는 줄은 몰랐다. 아마도 최근 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즉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제주의소리] 취재가 시작되자 도청은 10일 오후부터 제2공항 소개글을 삭제했다.

10일 오전까지 활성화됐던 제2공항 소개글이 [제주의소리] 취재가 시작되자 삭제됐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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